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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화가 날 일이 많다

듣다보니 결국 그 얘기다

세상이 바뀌었다, 위기의식을 가져라

변해야 한다, 노력해야한다

그런데 당신은 왜 그대로신지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일본..

안 가본 곳이 없는 이 친구 덕분에

나는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아진다

한 번 갔다 온 사람이 이리도 빠삭한데

무엇하러 나까지 가겠는가

 

잠시면 된다던 텔레마케터는

15분 째 허공에다 대사를 읊는 중이다

자기 할 일을 끝까지 다하는 잠시

나에게 영원과도 같았다

굳이 전화를 끊지 못하는 나는

누구에게 예의를 차리고 있는가

동의하시나요.’ 설마요

 

밥 먹으라 한다

너 때문에 차렸다, 한다

안 먹는다고 하니, 약속이 있냐고 한다

불행히도 약속은 없으나 먹기 싫다, 했다

그러면 밥 먹으라, 한다

엄마가 부장님과 겹쳐 보였다

 

어디가냐, 했더니 어디 좀 간단다

별일 없냐 했더니 별일 없다고 했다

대화 좀 하자 하니 괜찮다고 한다

그래, 요즘 시대에 대화는 어색하지

문자도 어색하지, 카톡도 어색하지

사진 속에 얘네들은 누구냐,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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