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늘어진 자국이
인생에 비해 너무 짧다
어린 시절의 사랑 이야기가 그렇듯
끝을 보지 못한 습작이 내는 비릿한
젖은 향이 올라온다.
붉은 그림이 그리는 선을 따라
하얀 뱃길이 열렸다
건너갈 수 없는 이들이
열을 지어 소리친다.
문득 그날의 소리가 들렸다.
새벽의 침묵 속에 비틀려 들어가던
나사 박는 소리
폭포를 타고 오르던 빗방울 소리
오래된 신발을 끄는 듯 무정한 소리
숯 보다는 화려하게 타고 싶었다.
그러곤 사라져 버리고 싶었다.
누가 이름을 불러도 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혈관이 모두 터져나갈 때까지 깨어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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