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638

붉은 절망 밤이 깊어지며 어두워진 사위로 바람이 밀려든다. 긴 겨울을 버텨왔던 몇몇 낙엽이 마침내 무너진다. 그 거리, 그 떨어짐만큼 집들 사이로 바람이 모여 휴지더미를 헤집고 있었다. 흩날리던 종이 위로 이름 석 자가 함께 떠다닌다. 종이 위, 공기 속으로 여러 명의 내가 존재했다. 어느 골에 모인 바람이 뱅뱅 돌았다. 어지러움과 맑아짐이 교호했다. 회전과 상승 속에서, 몇몇 덩어리들은 다시 떨어지고 모인다. 3월 초입, 조금 길어진 햇빛으론 아직 덥혀지지 않았다. 듬성듬성 매서운 바람이 나를 감쌌고, 그 속에서 돋아난 염세적 눈빛으로 어린 아이들을 노려보았다. 새로 장만한 교복을 입은, 푸릇함이 싫다. 피눈물로 글자를 적다 이내 발로 비벼 꺼버렸다. 절망은 붉은색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무릎 꿇지 않았.. 2018. 5. 9.
나 또한 싫다 내가 싫은 이유를 나에게 설명하는 네가 싫다. 나의 단점이 몇 가지인지 헤아리지 마라. 나에게 실망한 순간들에 대해 동의를 구하지마라 너만의 어둠 속으로 나를 끌어들이지 마라. 나는 내 속에서 여전히 밝다. 내 속에선 너 또한 어둡다. 나 또한 네가 싫었던 순간들을 품고 산다. 내 어둠 속에 너의 조각들을 빠뜨리고 돌아보지 않는다. 굳이 무언가를 바랐다면 내 빛이 조금 밝힐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너의 어둠에 빠진 나를 꺼내어 내 빛을 더럽히지는 마라. 이제 나 또한 네가 싫다. 밤은 깊었고, 낮은 반복된다. 그 순환 속에서 너와 관련된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난 한밤중에도 좁쌀 같은 별빛을 보며 태양을 불러오고 깊은 바다의 어둠 속에서도 이끼 같은 푸름을 기대하지만 너와의 추억 속에서 찾을 수 .. 2018. 4. 30.
[6화]교사의 승진 ※ 사진 출처 : https://pixabay.com/photo-388914/ 한없이 괴롭히던 취업의 관문을 돌파하면 ‘승진’이라는 관문이 기다린다고 한다. 계급, 나이와 학벌, 성별을 초월한 위계관계 속에서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지만 사람들은 그 결과의 달콤함을 믿기에 끝없이 노력한다. 때론 그 경쟁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어느 정도 사람을 성장시키기는 하니까. 학생들에게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을 지양하라는 시대의 요구는 직장 세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물론 직장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그렇기에 의문이 생긴다. 왜 경쟁을 지양해야 하나. 그에 대한 답은 명백하다. 과도한 경쟁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상.. 2018. 2. 12.
[아이슬란드] 폭포_스코가포스 2018. 2. 5.
[아이슬란드]폭포_데티포스 2018. 2. 5.
[아이슬란드]폭포_굴포스 2018. 2. 5.
[아이슬란드]폭포_고다포스 2018. 2. 5.
[아이슬란드]천체 일주 사진 모음 2018. 2. 5.
[아이슬란드]오로라 사진 모음 2018. 2. 5.
[아이슬란드]북부 아이슬란드_미바튼 호수 2018.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