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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육 칼럼

[9화] 적성과 흥미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그러면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 한다. 우리는 그것을 아주 간단한 두 단어로 표현하는데 바로 적성과 흥미이다. 적성과 흥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늘 지겹도록 반복되어 강조되어 왔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교육계는 적성과 흥미의 또 다른 표현인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과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역시 의도대로 잘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에 불만족하고, 교육의 무용성을 들먹인다. 대학에서는 늘 전과, 편입, 재입학 등이 수시로 반복되고, 졸업 후에도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며, 힘들게 취직한 직장에서도 여전히 이직을 희망하거나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은 그 꿈과 끼, 적성과 흥미를 찾는 것이 지.. 더보기
[에세이] 평가의 슈뢰딩거 고양이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상자 속의 고양이의 생사에 관해 묘한 이야기를 던져준다. 그 전말은 이러하다. 속이 보이지 않는 상자 속에 1시간이 지나면 깨질 확률이 50%인 청산가리가 든 유리병과 고양이가 함께 있다. 1시간 후 고양이는 어떤 상태일까. 이 질문에 대한 양자역학의 대답은 상자를 열어서 확인하기 전까지 고양이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은 상태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생사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두 가지 경우가 모두 공존하는 상태라는 말이다. 즉, 살아있으며,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라는 말인데 언뜻 이해가 쉽지 않다. 이 패러독스에 대한 나의 빈약한 해석은 아주 작은 미시 세계에서는 상자를 열어서 보는, 즉 관측을 하는 행위 자체가 대상에게 아주 큰 영향을 주기.. 더보기
[8화]잘 혼내는 법 1. 교사의 잘못 VS 학생의 잘못학교에서 혼나고 혼내는 일은 빵집의 빵 만큼이나 흔한 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흔한 일들이 조금(물론 때론 많이) 잘못되고,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에 쌓여 지금의 교육 불신을 불러온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교육을 행하는 학교에서 혼내고, 혼나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인간 관계에서 이 행위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 상황은 아주 쉽게, 그리고 자주 발생하지만 교육적 결과를 불러오는 경우를 찾기란 쉽지 않다.왜 그럴까. 우린 어렴풋이 그 원인을 추측하고 있을 것이다. 우선 문제의 주체를 누구로 상정하냐에 따라 해결 방법도 달라진다. 즉 교사의 잘못인가, 학생의 잘못인가.(완전 일방은 없겠지만)두 주체의 양자택일로 문제를 가지고 가면 대부분의 국민들은 '교사'.. 더보기
[7화]스승의 날 사진 출처 : https://pixabay.com/photo-2052868/ 사회를 투명하게 바꾸고 공정하게 진행되길 바라며 제정된 김영란법은 엉뚱하게도 스승의 날의 성격도 바꿔버렸다. 이제 스승의 날은 교사에 대해 감사(感謝)하는 날이 아닌 교사의 잘못을 살피고 부정을 감시하는 감사(監査)의 날이 되었다. 이에 많은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불편해하고 차라리 없애버렸으면 좋겠다는 국민 청원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나의 성격을 너무 강조하면 되레 여러 부작용도 생기게 마련인데,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생들이 장난스럽게 던지는 아픈 말들도 그 중의 하나다. “선생님, 카네이션 드릴까요? 아, 받으면 안 되죠?” 이런 비슷한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농담인양 교사에게 던지는 학생들이 얄미워 보일 수밖에 없건만,.. 더보기
[6화]교사의 승진 ※ 사진 출처 : https://pixabay.com/photo-388914/ 한없이 괴롭히던 취업의 관문을 돌파하면 ‘승진’이라는 관문이 기다린다고 한다. 계급, 나이와 학벌, 성별을 초월한 위계관계 속에서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지만 사람들은 그 결과의 달콤함을 믿기에 끝없이 노력한다. 때론 그 경쟁이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어느 정도 사람을 성장시키기는 하니까. 학생들에게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을 지양하라는 시대의 요구는 직장 세계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물론 직장 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그렇기에 의문이 생긴다. 왜 경쟁을 지양해야 하나. 그에 대한 답은 명백하다. 과도한 경쟁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상.. 더보기
[5화]변명 & 거짓말 ※ 사진 출처 : https://pixabay.com/photo-1848736/ 예전에 학교에서 ‘교사교육토론동아리’를 만든 적이 있다. 교사들은 의외로 서로 깊은 이야기를 잘 나누지 못하기에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눠보기 위한 방법의 일환이었다. 동아리를 만들고 나서 동아리 이름을 짓기 위해 한참 고민하다 순간 스쳐간 단어가 ‘변명’이었다. 도덕적인 측면에서 많은 공방을 벌이는 학교는 수많은 변명을 제작하는 공장처럼 느껴졌고, 한편으로 우리가 변명이라고 치부하는 많은 것들 속에서 우리는 진실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변명’이라는 이름이 토론동아리의 이름으로서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뿌듯한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토론동아리 멤버였던 한 선생님께서 .. 더보기
[4화]죄와 벌 ※ 사진출처 : https://pixabay.com/photo-2002990/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듯 학교에서 학생들이 벌을 서고 매를 맞는 모습은 학교와 관련하여 아주 쉽게 연상된다. 실제로 졸업한 학생들이 학교를 추억하며 되새기는 내용들의 상당 부분은 어떤 선생님이 무서웠는가, 언제 어떻게 맞았다, 등의 체벌과 관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떤 선생님이 수업을 잘했다, 라는 사실로 추억을 되새기지는 않는다. 힘든 기억은 쉽게 기억에 남고 약간은 자랑스럽게 되풀이되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다. 그럼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 체벌하시는 선생님들이 남아있을까? 한 때는 체벌의 정당성과 부당함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남아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도 사람 되게 하려면 때려야 한다.”는 진영과 “체벌로.. 더보기
[3화]수업에 대한 고찰 ※ 사진 출처 : https://pixabay.com/photo-1209820/ 일반적으로 교사에 대해 생각할 때 수업을 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릴만큼 수업은 교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업무이다. 물론 실제 현장에서 전체 업무 중 수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생각보다 훨씬 적지만 그럼에도 교사에게 수업은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수업을 하면서 교사가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첫 학교에 발령받기 전, 꽤 다양한 강의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우선 과외를 했었고, 학원 강의도 했으며, 야학에서 봉사활동으로 여러 과목을 수업하기도 했다. 천문대에서 일하며 처음 보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도 있다. 나름 꽤 다양하고 긴 경험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첫 수업은 떨렸고, 지금도 시작하기 전 약간의 떨림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