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향
오랜만에 고향의 냄새를 맡는다.
벤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달과 희미한 별과 그 앞의 시커먼
나무의 실루엣이 정겹다.
시골이지만 아파트는 높고,
어머니는 바쁘시다.
그 와중에 풍족한 저녁상으로
내 위장은 비명을 지른다.
좋지 않은 이유로 내려온
고향이지만
고향은 여전히 향기가 좋다.
큰 이유 없이 떠나기가 힘이 든다.
반나절 후, 타고 있을 버스가 벌써 밉다.
달이여, 서울에서 봐도 반가워주렴.
바람이여, 서울에서 날 맞이해주렴.
짧은 귀향에 안타까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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