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문화/나의 시

고향

고 향

 

 

오랜만에 고향의 냄새를 맡는다.

 

벤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달과 희미한 별과 그 앞의 시커먼

나무의 실루엣이 정겹다.

 

시골이지만 아파트는 높고,

어머니는 바쁘시다.

그 와중에 풍족한 저녁상으로

내 위장은 비명을 지른다. 

 

좋지 않은 이유로 내려온

고향이지만

고향은 여전히 향기가 좋다.

 

큰 이유 없이 떠나기가 힘이 든다.

반나절 후, 타고 있을 버스가 벌써 밉다.

 

달이여, 서울에서 봐도 반가워주렴.

바람이여, 서울에서 날 맞이해주렴.

 

짧은 귀향에 안타까운 밤이다.

반응형

'문학&문화 >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자리  (0) 2016.09.02
갈대의 순정  (0) 2016.09.02
나는 왕이며, 광대였지  (0) 2016.08.31
혼자인 밤에 비가 내리면  (0) 2016.08.31
낙서  (0) 201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