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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학&문화/나의 시

by 손아무 2026. 4. 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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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그때 이후로 모든 것이 변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때 그곳에 누구와 있었는지

그때가 한 시점인지 기간인 건지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지만

아무튼 그때부터인 것은 확실하다

 

그때를 기준으로 인과가 발생했다

그러니까 그때의 전과 후가 그때부터

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없었고, 그 이후에 생긴 무언가가

그때부터 싹이 트고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그때는 일종의 출산이다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그때부터

그의 세상에 등장한 것이다

 

그때 이후 처음 알게 된 그것을

그는 어떻게 불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그것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그를 그 이전과 분리했고

떨어져 나간 그 사이에 그것이 자리 잡았다

사람들은 그를 통해 그것을 보았고

그것이 무엇인지 그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것에 대해 명확하게 말할 수 없었던 그는

책상에 책을 내려놓듯 조용히 고백했다

 

그러니까 그때부터야

이제는 돌아갈 수 없어

 

그 말을 정확히 이해한 사람은 없었지만

그 말의 무게감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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