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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지각(遲刻) 없는 지각(地殼)

지각(遲刻) 없는 지각(地殼)

 

 

힘껏 달려왔지만

도착한 곳에 내 자리는

남아있지 않았다

 

자리에 앉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는 타인을

모든 타인이 경계한다

 

여긴 안 돼

 

소리는 없었지만 확실한 외침

그 기류에 대기가 움직이고

한바탕 소나기가 퍼부었다

한발 늦은 나는 밤이 될 때까지

얼굴의 물을 닦으며 서 있었다

얼른 어둠이 내 모습을 감춰주기를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가

진부한 질문을 별에게 던져본다

 

내 자리는 어디일까

대답 못 할 달에게 하소연한다

 

드러누운 내 뒤쪽으로 지구가 속삭인다

넌 지금 어디에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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