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끝으로 갈수록 잎은 작아진다
과거가 더 또렷한 이미 늙어버린 자의
기억 세포처럼 새로움은 과거와 겹쳐진
일부로만 남았다
나무들의 높이가 모두 같았다
가끔 새 것이 삐죽하게 튀어나와 있었지만
곧 모두 잘려나갔다.
정원엔 늘 일정한 과거만이 허용되었다.
올해 새로 자라날 코스모스를 묻는다면
늘 그 자리에서 새로 피던 과거일 뿐이다
손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변함없다고
걔 중에 나를 알던 이는 시선을 회피할 뿐
아무도 나의 변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계절의 반복은 늘 일정한 시련이다
정원은 그 흐름 속에서도 정확한 기억을
떠올려야 했고, 시험은 계속 반복되었다
향나무가 죽고, 연못의 물이 사라질 때까지
정원은 새순을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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