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문화/나의 시

갈증에 대한 반응 2

갈증에 대한 반응 2

 

                                     손 현 준

 

뒤에서 수군거리는 것이 싫어

뒤를 없앴다.

난 벽에 붙어 있었고, 그들은 항상

나의 앞에 있었다.

 

공간이 넓어지면 으레 찾아오는 불안감에

조금씩, 조금씩 사적 공간(空間)을 줄여간다.

이제 우측, 좌측, 후방까지 안전하다.

 

다시 벽에 붙는다.

벽을 따라 걷는다. 벽을 타고 걷는다.

벽이 없으면 걸을 수 없어 벽을 지었다.

이젠 돌아서도 여전히 뒤에 벽이 있다.

 

안전한 공간에 누운 편안한 마음,

허기(虛氣)가 져서 문을 찾으니

사방이 벽()이다.

반응형

'문학&문화 >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아오는 길  (0) 2016.11.11
이어폰 낀 세상  (0) 2016.09.25
갈증에 대한 반응1  (0) 2016.09.21
한 때 친구  (0) 2016.09.20
나의 마지막  (0) 2016.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