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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진 아이에게, 아빠가

문학&문화/나의 시

by 손아무 2026. 4. 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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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는지 모르겠지만

너는 가만히 있으면 즐겁게 내려오는 미끄럼틀을
굳이 힘들게 거꾸로 올라갈 정도로 모험심이 많은 아이였단다
멀쩡하게 깔린 보도블록을 피해서 모퉁이 턱 위로 걸으며
늘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지혜도 가진 아이였지

먹을 것들이 입안에서 질식할 것처럼 음식을 탐하다가도 
네 옆에서 우물쭈물하는 친구라도 발견하면 선뜻 네 것을
내어주며 미소 짓는 착한 아이이기도 했지

그래. 아들아
너는 곱디고운 아이였고, 
너와 함께한 시간은 다디달았다 
좁고 좁은 집이었지만 
우리는 함께 외양간을 고치고
호랑이 꼬리를 잡았으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도깨비를 쫓아다녔다

그러니 아들아
고개 저으며 눈을 감지 않아도 된단다 
상어 이빨이 부러지면 그 속에 숨겨둔 이야기가 
다시 돋아날 거야
 
아직도 상어 이빨 속에는 숨겨둔 이야기가 남아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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