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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돌개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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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사람에게 떠밀려 앞으로 나아간다

방향을 정할 수가 없어 빈틈을 계속 메우길

반복했다

기둥에 가로막힌 인파에 가로막히기 전까지는

그래도 방향성은 있었다

갑작스런 벽에 부딪히고 또 밀쳐지며

결국 돌기 시작했고, 북쪽은 남쪽,

동쪽은 서쪽과 같아졌다.

기둥 주위로 사람들은 강강술래를 시작한 것이다

옆 사람을 잡고 또 잡으며 충돌을 회전으로 막아냈다

발과 발이 끌리고 밟히며 먼지가 일었지만

사람들은 그 어울림을 즐기고 있었다

바다로 향하던 마음을 중력과 함께 떠나버리고

소용돌이와 함께 조금씩 가라앉았다

분지 중앙에 노인이 주저앉는다

그 주위로 사람들이 돌고 돌며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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