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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모서리

그늘의 경계로 겨우 알아본다
기둥 너머 꿈틀대는 새끼고양이
집을 빙 둘러보았다
민들레와 쑥부쟁이가 모서리를 지운다
창문 너머 공간은 명암이 없다

햇빛을 받으려는 듯 주변 빌딩은 높아져갔다
그늘 속에 잡초들이 죽어가듯이 이 집도 숨을 멈췄다
고양이, 귀뚜라미, 무당벌레, 움직임이 다들 하찮다
아니, 그들이 사는 공간이 하찮다
그렇게 저 위의 사람들은 내려다보겠지
한껏 날이 선 모서리가 두려워서
나 또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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