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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까까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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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mm, 아니 4 mm로 해주세요.

엉겨 붙은 채 무더기로 떨어졌다.

내 상념과 바꾸기에 적당한가.

 

못난 두상, 잡념이 하나 추가된다.

 

그 누나는 FTA와 머리카락을 바꾸었다.

이 후, 머리카락이 계속 자라났듯이

FTA도 그냥 진행되었다.

 

까까머리들의 집단 속에서도 우리는

멀리서 서로 알아보았다.

겨우 그 정도.

 

촛불 속에서, 종종 머리카락도 타올랐다.

신념, 한 올 한 올이 꼬여있는 단단함.

 

난 그저 슬픔과 맞바꿨다.

그러니 금세 자라지

 

수치심, 앞을 가리기 위해 머리를 길렀다.

온통 흰머리인 줄도 모르고

 

늦가을, 세상 모든 것이 버려질 때에

그냥 버려버리자, 자연히 썩어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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