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문화/나의 시

역지는 사지

나를 싫어하던 그 녀석도

무서운 건 있었다.

동네에서 두 살 많은 형,

어릴 적부터 덩치가 컸던 형은

여전히 두꺼운 팔로 위압감을 뿜었다.

 

내 뒤에서 끊임없이 뒤통수를 때리던

그 손이 멈춘 건

고작 그 형이 내 이름을 불렀기 때문이다.

 

이젠 내가 그 녀석을 싫어할 차례였다.

생각보다 그 놈은 힘이 없었고,

예상보다 그 형의 힘은 강했다.

 

쌓여있던 독기가 곪아 터진다.

 

나를 보는 줄도 모르고, 노래 불렀다.

그가 슬퍼하면 할수록, 춤을 추었다.

 

다들 즐거우리라 생각했다.

반응형

'문학&문화 >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니즈  (0) 2018.07.22
모서리  (0) 2018.07.12
까까머리  (0) 2018.07.10
무릎  (2) 2018.07.07
  (1) 2018.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