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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나면서부터 범이라 노루를 잡고, 소를 뜯으며

산을 지배한 호랑이가 있다.

하루는 번개가 번쩍, 산의 느티나무를 때린다.

우수수 무너지는 나무더미에 다람쥐도 지빠귀도

구렁이도 도망가는데,

감히 화난 호랑이는 불길로 뛰어든다.

심화에 휩싸여 가죽 따위 제쳐두고

으르렁 이빨이 번개마냥 번쩍거린다.

뜯겨 나간 느티나무와 숯불 화로구이에

쥐가 배부르고 산은 적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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