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문화/좋은 시

내가 나에게 안부를 묻다_장순익

내가 나에게 안부를 묻다


                                      장순익

보내주신 백계동 녹차를
오늘에야 개봉했습니다.
막연히 함께 나눌 사람 있을 것 같아
단풍 들고
낙엽 지고
겨울이 깊어졌습니다.
밀어둔 신문 한꺼번에 읽다
손 시린 아침
찻물 끓여 쟁반에 놓고
두개의 잔을 놓으려다 흠칫했습니다.
차 한 잔을 따라
두 손으로 감싸쥘 때
뜻밖입니다.
내가 내 손을 잡아준 지
참 오랜만입니다.
덕분에 내게 안부를 묻습니다.
녹차 잎이
계절을 모르고
마음 가는 쪽으로 잎 펼쳐갑니다.

반응형

'문학&문화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제비_도종환  (0) 2016.08.11
아버지의 마음_김현승  (0) 2016.08.11
슈뢰딩거 방정식_김병호  (0) 2016.08.11
영순씨를 기다리며 쓰는 연서_김병호  (0) 2016.08.11
접기로 한다_박영희  (0) 201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