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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서랍을 열다

우두커니가 어울린다
주인 없는 책상은 치워지지 않았다
그저 구름만 생겼다, 떠나버렸다
태양이 구름 뒤로 가려지는 짧은 틈
속에 짙은 책상은 보였다, 사라졌다

그 분은 의자에 앉는 법이 없었다
참과 거짓은 때때로 변해갔지만
서랍 속엔 늘 같은 책이 들어있었다

'사람을 계속 사랑하고 싶다'

바람 속에 몹쓸 살모사가 실려왔다
그 분은 독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책상이 낡았다
서랍이 덜렁거리다 떨어졌다
낡은 책은 여전히 사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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