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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그대는 꽃, 줄기보다 화려한 꽃잎들에 쉽게 꺾여버리는 목을 가진 연약한 꽃 바람에 떨어지고, 빗물에 휘청거리는 한 계절 버티지 못하고 봉우리째 떨어져 나가는 가녀린 꽃 그렇게 매년 전달되는 슬픔이 행복의 씨앗이 됩니다. 난 위태로운 행복을 지키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슬퍼하는 당신을, 계속 바라봅니다. 나 그대를 위해, 찾습니다. 그 슬픈 목, 휘파람에라도 날아갈까 조심스레 조용히 찾습니다. 그대를 위한 일, 근처에서 쉼 없이 배회하며 찾고 또 찾습니다. 그런 그대 다시 내게 꽃잎 한 장 보내줍니다. 꽃이불에 편안히 잠이 듭니다. 더보기
화분 주르륵 늘어선 화분들에 꽃이 한 송이 핍니다. 홀로, 홀연히 핀 꽃이 외로워 보입니다. 다른 꽃 피어보려 조금 더 정성을 쏟습니다. 물이며, 바람이며, 흙이며. 갖은 정성을 다합니다. 며칠 뒤 또 한 송이 얼굴을 내밉니다. 이에 기뻐 또 물이며, 바람이며, 흙이며. 열정을 쏟아냅니다. 며칠 뒤 또 한 송이 웃어줍니다. 저도 함께 웃었습니다. 한 송이, 한 송이에 제가 들어갑니다. 허나 몇 날을 쏟아낸 정성에도 답이 없는 화분 하나 있습니다. 이제 그 화분만 눈에 들어옵니다. 다시 또 정성으로, 열정을 다합니다. 이미 핀 꽃들은 하나씩 다음 생을 준비하건만 그 화분만 대답이, 웃음이 없습니다. 본 적도 없는 그 꽃을 그리고 그리워하고 하염없이 염원하다 결국 제 손으로 문을 열고 물어봅니다. 내 목소리가 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