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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책과 영화

[소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린다.
벨소리는 의식하지 못할 때 희미하게 들리다 인지하는 순간 뇌속으로 환하게 들어온다.
'나'라는 존재와 관련이 없는 이가 나의 전화벨을 울릴 수는 없다. 그래서 전화벨이 울린다는 사실은 누군가 나를 찾고 있다는 의미이며, 한편으론 나 또한 나를 찾는 이를 찾고 있었다는 의미일 지도 모르겠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외딴방"에서 느낀 느낌을 이 소설에서 다시한번 느껴 적어본다.
보통 소설은 사건이 중요하다. 사건의 발생이 전체 이야기를 구성하고 이끌어간다. 그렇기때문에 흥미로운 소설이 되기위해 많은 작가들이 신선한 소재를 찾고, 자료를 수집하며 사건과 사건 사이의 개연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 물론 이 소설에서도 사건은 존재한다.

하지만 읽으면서 한 번도 사건이 이 소설을 이끌어간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충격적인 미루와 단이의 죽음도, 윤교수의 죽음도 감성을 돋보이게 하는 수단이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경숙 작가가 더욱 존경스럽다.
어떤 사건을 인간 내면적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긴장감과 감동을 동시에 준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도 해봤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은 1인칭이어야 하겠구나'
이런 생각의 근원은 앞서 설명한 감성위주의 이야기 진행에 필수 조건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직전에 읽은 '사드(김진명)' ,'정글만리(조정래)'  두 소설 모두 재밌게 읽었지만 감성적으로 이렇게 자극이 되지않았다.

왜그럴까.. 조금 고민하다보니 두 소설 모두 전지적 작가 시점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좀 이어가니 전지적 작가시점의 소설에 감정이입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든다.

정확한 사건의 전달, 빠른 진행에 좋은 효과는 있는것 같은데 아무래도 화자 본인의 내면을 보는 것만 할까.. 그러고 보니 각자 자기 소설 스타일대로 시점을 설정하고 있었나보다.
아무튼 내가 받은 감동의 여파를 담기엔 나의 글재주가 부족하다는 것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청춘연애 소설을 쓰고싶었는데 너무 죽음에 가까운 소설이 나와

어느 새벽에 사랑 쪽으로 작품을 돌려세우셨다는 '작가의 말'
작가가 소설 첫문장에 들어가기전 했다는 약속 일부분,
'언어는 상실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이 아주 밝을수는 없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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