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나는 자에게
정호승
서울을 떠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눈 내리는 서울이 아름답지 않다고
진실로 속삭이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나는 그대의 새벽이 되기를 원하노라
나는 그대 가슴속 칼이 되기를 원하노라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래를 부르며
눈은 내리고 오늘밤은 참으로 쓸쓸하다
무관심을 평화라고 이야기하며
이제는 서울을 위하여 기도하지 말라
눈 덮인 보리밭길 걷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겨울비 오는 골목길을
비에 젖어 휴지처럼 걸어가는 소년이여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오늘밤에는 강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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