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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_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2016. 8. 11.
[소개]국립해양생물자원관 & 국립생태원 충남 서천군에 소재한 두 개의 과학관련 연구 및 교육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생태원을 다녀온 뒤 만든 영상이다. 사실 어플이 알아서 만들어줬지만.. 아무튼 간단히 보기 괜찮다.ㅋ 2016. 8. 10.
어탁 새벽스러운 저녁 또는 아침 그 어느 날, 찬 공기가 필요하여 굳이 낚시를 한다 갈대 사이로 쉬이 공기가 흐르지 못하여 답답함이 감싸온다 어둑한 수면에 빠져들 듯, 낚싯대를 휘두른다 새벽, 물속이라고 풍족했으랴 풍덩 소리와 함께 붕어가 물어댄다 차갑게 식은 머리로 손맛을 음미한다 팔뚝만한 붕어가 눈앞에 있다. 펄떡이는 에너지는 없던 식욕을 부른다. 사진을 찍는다. 새벽, 어디 자랑할 곳이 없다. 사람이 없다. 흔히 보이던 낚시꾼들이 지레 부러워 모습을 감췄다. 어탁을 찍자. 편평한 곳이 필요해. 자갈을 치운다. 허겁지겁, 급해진다. 진흙을 고루 편다. 약간 홈을 만들고 약간 시들어가는 덩어리를 누인다. 고이 누인다. 불편하실까 붕뜬 공간에 흙도 채우고, 수평을 맞춘다. 어디서 흘러나왔나, 이 에너지. 덥다.. 2016. 8. 8.
수족관 투명한 벽이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그 벽은 그를 가로막았다. 그는 가끔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저 멀리 태평양으로, '꽝' 하고 마친다. 그 때마다 조금씩 머리가 나빠지는 듯, 조금씩 더 자주 '꽝'하고 마친다. 어둠이 찾아오면 그의 집은 파란 형광불빛이 들어오며 무대가 된다. 그는 낮의 무력함은 잊어버린 채 그 공간, 유일한 빛의 세계에서 진정 기쁜 춤을 추곤 한다. 2016. 8. 5.
반문의 어려움 그 땐, 미처 손을 들지 못했다. 그 교실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기에 그 곳은 누구도 있는 듯 없었다. 그 곳엔 여전히 나서는 이가 없었다. 비겁한 겸손만이 미덕으로 떠돌았다. 가끔 누군가의 용기가 발견된다면 사람들은 근원적 죄책감을 해소하기위해 십자가에 메달곤 했다. 돌이켜보면 후회스러울 법도 할 사실들은, 미성숙의 증거로 남아 흔한 덕담으로 거래되었다. 오늘, 그 덕담에 질문을 던진다. 우후죽순 질문들이 쏟아진다. 2016. 8. 5.
뻘로 한참 삽질에, 채집에 망을 가득 채운 후에, 그럼에도 욕심이 남았을 때 이미 바다는 제 할 일을 마쳤더라 2016. 8. 5.
[후기]해양생물교육 직무연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운영하는 해양생물교육 직무연수를 받았다. 막상 받고 보니 생물전공 선생님들 받으면 더 좋을 것 같긴하지만, 나도 좋았다.ㅎㅎ 몇가지 신기했던 실험 사진 및 영상을 올려본다. 1. 해면동물 관찰 실험 스펀지밥으로 잘 알려져있는 해면동물을 직접 관찰해보는 실험이다. 위 사진은 해면동물을 락스로 녹인 후 골편을 찍은 사진이다. 해면동물 조직 관찰 사진인데 위 사진은 천연해면동물이며, 아래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스펀지 사진이다. 해면동물은 규칙적인 배열이 느껴지는 데, 인공 스펀지는 불규칙한 뭉텅이가 관찰된다. 아래 사진에서 막 뭉쳐져 있는 부분은 인공 스펀지를 자르고 얇게 펴지 않아서 겹쳐 보이는 모습이지만, 잘 펴도 여전히 불규칙하다. 천연 해면동물이다. 동남아에 가면 많이 판다고 한다... 2016. 8. 5.
그 시간 큰 인과관계 없이 그 때가 떠오른다. 네가 술에 취해 밤늦게 찾아오던 날, 못이기는척 작은 방으로 들여놓던 날, 갖가지 원망 속에, 공상 속에 밤 새우던 날, 그 날 안아주던 차가운 공기, 구름, 희미한 별빛들 어느새 잠들어 버린 널, 조심스레 덮어두고 밤과 새벽 사이의 공기라도 날 뒤덮어 주길, 잠시 걸어본다. 지나치게 경사가 심한 언덕을 천천히 내려오자니 그것대로 힘들지만, 망상 속에 어지러운 머리로 이 언덕을 뛰어가자니 이 밤과, 이 공기와 너무 어울리지 않음에, 억지로 시간을 늦추려는 듯 다리에 힘을 준다. 그 때 얼마나 걸었을까, 천천히 늦춰놓은 나의 시간과는 별도로, 자동차, 가로등, 새벽을 걷는 사람들은 정직한 시간을 이행하고 알코올을 꿈과 함께 날려버린 너의 시간은 오히려 조금 빨랐나보다... 2016. 8. 3.
드론 비행 연습 및 영상 촬영 탐구 대회를 위해 드론을 구입했다. 모델은 SYMA 드론 X8HG. 가격은 대략 20만원 정도이다. 인터페이스가 간편하고 기체가 커서 제법 안정감이 있는 것 같다. 가로-세로가 50cm정도라 상당히 크다. 아무튼 각설하고 드론 비행 연습을 위해 찍은 영상과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올린다. 2016. 7. 25.
나를 위한 시 2011년, 봄날 나를 지우기 위한 게임을 하고있다. 이것은 큰 의미가 아닌 말 그대로의 일상이다. 무엇인가 터져나가는 잔인한 장면을 건조한 눈으로 감흥없이 바라본다. 수 시간이 흘러 내 몸의 여러 곳이 민원을 넣어도 별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집중한다. 2011년 여러 날이 가버렸지만 아직 현실이 되지 못한 채 서성거릴 뿐, 난 여전히 2000년대의 어딘가를 헤맨다. 며칠간의 무의미가 다시 의미가 되어 경종을 울릴 때 쯤, 책을 편다 분명 그 행위 자체는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 만큼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동기였으나 책을 잠시 놓게 된 나는 다시 다른 사람이 되어 나를 바라본다. 넉넉지 못 한 마음이 닻이 되어 진행되지 않는 시간이 나아가고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풍요로워지자, 이 시를 쓰는 동기가.. 2016.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