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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발아

발아

 

 

흩날리는 바람이

너의 머리를 쓰다듬고

푹신한 흙에 담겨

지친 몸을 씻어낸다

자연히 스며드는 공기의 내음

그 속에 묻어나는 그대의 기억

사랑은 땅속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것일까

땅속에서 떡잎이 고개를 내밀 듯

사랑도 늘 사랑의 대상을 찾아다닌다

운명처럼 맞닥뜨린 그대에게 사랑이 고개를 내밀면

그냥 흙을 어루만지듯 스며들어 보자

부드럽게 감싸 안는 뿌리털

뿌리털이 부드럽게 감싸오고

바람에 떠밀려 물방울이 모여든다

촉촉함과 끈적임 사이로 녹아드는 사랑

마주하지 않아도

함께 떠다니며 느끼는 행복

바람에 바람이 실려와

사랑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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