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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슬픔도 괴로움도 없는 반성으로 인생을 영위하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

뜬금없이, 하지만 예정된 듯한

반성을 시작한다.

슬픔도 괴로움도 없이

약간의 후회만 가진,

그래서 별 의미도 없는

반성을 시작한다.

어른의 사고란 대개 그런 것인가

예정된 허나 갑작스러운 반성은

결국 배타적인 자세를 취한다.

놀랍게도

짧은 반성의 주체는 내가 아니다.

보편적인 삶의 한 부분을

나는

대부분 타인에 대한 원망과

변화 불가능한 필연적 상황으로

결론지어지는, 무언가로 채우고 있다.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허나 오직 나만 이해할 수 있는

이유로, 나는 어느 시점을 가위로 도려내고

풀로 이어 붙여 새로 그림을 그리고

오늘도 의미 없는 반성, 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나 자신을 보호한다.

대개 어른의 삶이란, 그런 절박함의 연속인가

또는 비겁함인가 아니면 그것은 슬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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