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썸네일형 리스트형 드림 고등학생이 되고 나선 항상 엎드려 있었다. 수업 시간, 심지어 체육 시간도 엎드리거나 보건실로 향했다. 교사들도 나를 건드리지 못했다. 아니, 안 했을 수도 있다. 그게 서로에게 좋다고 무언의 합의가 된 듯하다. 2학기 기말고사 시간도 예외 없이 엎드렸다. OMR 답안지에 이름과 과목만 적고 대충 찍은 다음 바로 엎어졌다. 한참을 자고 나서 정신이 번쩍 -사실 왜 놀란 건지- 들었을 때 5분 지나있었다. 안심하고 다시 잠든 후부터는 놀라지 않았다. 그렇게 50년이 흘러갔다. 웃긴 것은, 꿈속에서 내가 자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더보기 잠 밀어내도 도통 멀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불쑥 안기고 말았다. 단맛, 하얀 가루가 날린다. 쓴맛, 뿌연 시야 속으로 보이는 시계 1초에 100번 고민한다. 앉은 자세를 연구한다. 왼팔과 오른팔의 겹침, 무게중심, 시야와 허리의 각도, 지속성까지, 그러다 또 불쑥 안겼다. 누가 흔들어 댄다. 난 흔들리며 피는 꽃, 하지만 아직 피기엔 이른 꽃. 물과 빛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나는 깨지 못했다. 입에 남은 가루의 맛이 쓰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