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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아들아 아들아 울지 마라 나는 그런 자격이 없다 애비라는 나는 네가 태어나던 순간에도 탄생의 축복에 기뻐하기보다 앞으로 포기해야할 저질 같은 욕망들의 개수를 세며 내 지갑의 잔고를 비벼보았다 너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조금씩 넓혔던 집 평수와 자동차도 뒤이은 불행이 닥치면 쉬이 너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네가 대학에 떨어지던 해, 가장 슬펐던 건 네가 이루지 못한 꿈 때문이 아니라 내가 포기해야할 작은 욕망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들아, 울지 마라. 어차피 나는 그 눈물을 받을 자격이 없다 저 쉼 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에 피 같은 돈을 쓰지 마라 하루에 그 녀석이 몇 번을 다녀가도 여전히 나는 망쳐버린 인생이다 아들아, 이제 그만 나를 보내고 잊은 채 살아가라 더보기
니즈 이번 주 내내 어깨가 처져있던 아들놈이 염려스러워, 주말 나들이를 가려했다 아내는 분명 동의했건만 당일 아들놈의 완강한 거부를 끝내 이기지못하고 되려 나를 탓했다 숙제며, 수행평가며 할 일도 많은데 아들 생각은 하나도 안 하고 마음대로 하냐고, 난 아들 놈을 위할 생각만 했지, 아들 놈의 상황을 전혀 이해할 생각이 없었구나. 늦은 깨달음이 따라왔다 다음주, 나는 단단히 준비했다 주일 내내 퇴근을 빨리 했고(물론 아들이 나보다 늦게 왔지만) 꼬치꼬치 캐묻고 연구했다. 결국 난 아들 놈의 소망을 알 수 있었고, 당장 실행에 옮겼다 학원을 끊었고, PC를 바꾸고, 용돈을 올렸다. 마누라의 성화에도 난 끄떡없었다. 아빠니까. 난 일상으로 돌아갔고, 아들 놈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히키코모리라는 유행이라고 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