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얼굴 썸네일형 리스트형 억새풀 그 친구는 항상 1분단 첫째 줄에 앉았다. 그가 맨 앞자리를 고집했던 건 수업에 대한 열정은 아니었다. 그냥 뒤로부터의 멀어짐, 도망에 대한 필요였다. 교탁에서 가까운, 그나마 보호가 가능한 자리였던 것이다. 언젠가 그 친구는 맨 앞자리의 유익함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뒤돌아 본 친구와 눈이 마주칠 일이 없다, 시선을 어디에 둬야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특히 1분단은 문에 가까워서 교실에서 사라지기에도 좋다, 2분단 가운데 맨 앞자리는 그런 면에서 맨 뒷자리만큼 못하다,고도 했다. 항상 바른 자세로 수업을 듣는 그 친구의 성적을 보고 교사들은 하나 같이 비슷한 말을 했다. 수업 태도는 좋은데 성적은 왜 그 모양이냐고, 하지만 그건 교사들이 그 친구를 잘 알지 못하다는 증거일 뿐이다. 그는 눈에 띄지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