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썸네일형 리스트형 뇌 속의 내 뇌 속의 내 개념과 이론이 필요 없던 시절, 무언가 뜨겁고 원대한 것들이 뇌 속에 자리 잡고 있던, 그날의 상상들, 그 상상들을 먹는 벌레가 나도 모르게 뇌 속에 자리를 잡고 수십 년을 살찌우고 커져가고 있었음을 모른 채 나는 나의 메마름을, 그 거친 파편들을 나의 탓인 양, 나의 덕인 양 그저 채찍만 든 채 몰아 부치고 이제사 그것마저 무의미함을 알아버리고 머리를 떼어내고자 귀도 닫고 눈도 닫고 입구마저 꿰매버리고 그 잘난 녀석 굶겨죽이고 말려죽이고 숨통마저 틀어쥐려고 갖은 애를 쓰는데 이놈의 벌레는 그저 부족하다 싶은 곳곳을 채워가며 나의 눈이 되고 귀가 되고 입이 되어 결국엔 내가 되어 나도 모르겠다, 맡겨버리고 난 다시 상상의 틈으로 들어가려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