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문화/나의 시

낙엽 떨어지는 소리

날이 혹독했다
조금 일렀지만 우수수 떨어진다
피부는 갈라지고 손에 힘이 빠져
놓아버렸다
이별의 감각은 계절의 변화처럼
조용히, 그리고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동네는 조용했다
한 잎 한 잎 세어보다 휙 지나가는 바람에
다시 우르르, 한꺼번에 떠나간다
폭우가 내리던 날의 소란도,
뒤이은 번갯불의 화려함도 없이
그저 조용하고 자연스러운 이별의 순간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낙엽을 밟으며 뿌리를 쳐다본다

반응형

'문학&문화 >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랑이의 추억  (0) 2021.03.25
두 개의 방  (0) 2021.03.25
꽃샘추위  (0) 2020.05.04
제목기(除木器)  (0) 2020.03.29
작은 빛  (0) 2020.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