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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꽃샘추위

3월은 가장 추운 계절이다

삼일절과 함께 난방과 온수는 사라졌고

봄 햇살에 들뜬 사람들의 기대 속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은 칼끝을 찔러왔다

몇몇이 죽어나갔다

얼음은 아직 땅속에 남아있었다

서둘러 핀 꽃들이 이내 옷을 접었다

벌들도 잠에서 깨지 않았다

향기는 아직 필요 없었다.

 

몇몇은 폐 속에 고드름이 맺혀 죽어나갔다

땅 속에서 썩은 냄새가 올라가 구름이 되었다

봄비 속으로 세균들이 흘러내렸다

아직 새벽은 검고 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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