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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좋은 시

난 나를 본 적이 없다_이승훈

더운 여름 아파트 앞 구두 수선소 작은 의자에 앉아 구두 고치는 걸

구경할 때 수선소 아저씨가 말하네 글쎄 언젠가 교수님 지나가는

걸 보고 어떤 손님에게 저 분이 알아주는 대학 교수라고 했더니 그

분 말씀이 교수 같지 않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말했죠 아닙니다 알

아주는 대학 교수입니다 제가 잘 아는 분인데 아주 소박하신 분입

니다 그래요? 난 웃으며 말했지 내가 생각해도 그래요 교수가 도

무지 왜소하고 품위가 없잖아요? 여기 앉아 저쪽으로 걸어가는 나

를 본다면 나도 그럴 겁니다 난 나를 본 적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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