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썸네일형 리스트형 갑자기 달리게 된 여자 스무 두 살, 겨울에 그녀는 한 번 본 남자와 결혼을 한다. 잠시 도망갔던 시간들은 연로하신 부모님의 ‘끝’까지 버틸 수는 없었다. 낯선 사내의 텁텁한 품 속, 샤워를 해도 지워지지 않는 땀 냄새와 더불어 공간이 분할되는 기묘한 상상과 함께 혼례를 마쳤다. 흐르던 강이 갑자기 바다를 만나던 순간, 그 고요히 흘러왔던 긴 여정의 무의미함에 휘말려, 가지고 있던 모든 토사를 놓아버리듯 결혼은 그렇게 그녀를 살아가게 만들었다. 항상 흔들리던 다리는 굳건히 멈추었고, 갑작스런 홀어머니의 죽음에도 슬픔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그녀는 항상 다리를 땅에 박아 넣기 위해 크게 굴리며, 세상사람 다 들으란 듯이 공기를 토해내고 다시 공기를 마시며 떠다니는 독기들을 모아 가슴에 담기 바빴다. 작은 성공들이 반복되어 큰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