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운명일거다
내가 여전히 파란 하늘 밑에 누워
그때를, 그때의 너를 추억하듯이
너 또한 하얀 구름에서
나를 그리고, 나의 모습을 찾고
나와의 재회를 기다리겠지
바람이 불어 가지가 흔들리듯이
비 오는 날 구름이 안 보이듯이
원인을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던
날, 그날의 날 찾아 안아주던
넌 운명일 수밖에 없다
하얀 배경에 점을 찍듯
또렷한 초점으로 널
여전히 바라보는 나
하늘의 색이 바뀌고
떨어질 잎이 없어져도
많은 일들이 시간에 묻혀가는
그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나는
운명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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