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화/나의 시

수컷은 꼬리를 흔들었다

손아무 2024. 4. 24. 08:28

수컷은 꼬리를 흔들었다

좋아서, 그리고 반가워서

머리를 들이밀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애타는 몸짓에 그는 마음으로 답했다

혈관을 타고 그의 마음이 퍼져나갔다

배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이 너무 좋았다

 

수컷은 보통 할 일이 없었기에

그와의 재회를 자주 생각했다

그가 들어오고 그를 바라보고

그도 바라보고 그와 접촉하는

그 순간의 황홀함이 너무 좋았다

 

사방이 막힌 사각형 속에서

쉬지 않고 원을 그리며

추억하고, 기대하고, 미래를 그렸다.

 

그가 돌아올 시간은 몰랐지만

그가 돌아오리라 생각했기에

그 순간만 기다리며 꼬리를 흔들었다

 

다행히 오늘도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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