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문화/나의 시

나의 마지막

손아무 2016. 9. 5. 19:04

햇살이 내려오다 구름에 막힌다.

얼마 후 그 구름은 지나가고 햇살은 다시 나에게 오겠지만

이미 그 햇살은 나에게 오던 그 녀석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은 그 구름의 흐름도 모를 만큼 빠르게 지나간다.

난 잠시 한 눈을 팔고, 빛은 여전히 그 자리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도 누군가에게 받던 관심도

기나긴 인생에서 작은 그림자로 사라져간다.

또다른 햇살에 그림자는 생기고, 또 사라져간다.

 

사라짐의 무의미함은 일평생 나를 허무하게 만들었다.

 

또 시간은 흘러 나 또한 세상의 그림자가 되어간다.

어두워져 가는 나의 미래 앞으로 긴 추억이 드리워진다.

나는 어떤 표정을 짓는가,

그대들의 그림자 너머로 밝은 햇살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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