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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발을 질질 끌며 퇴근한다.
바닥과 신발이 부딪히며 내는 마찰음에
지나가던 할머니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저 표정, 그 얼굴에서 탈출은 조금 더 지연됐다.
온몸은 식었으나 양말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나를 반기는 집 안 공기 속으로 그 열기가
퍼져나갔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씻고 싶으나 씻기 싫었다.
몸에 남은 자국들을 씻어내고 나면
곧바로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고
또 다른 자국들이 덕지덕지 붙을 것만 같았다.
TV는 즐겁고 유쾌한 일과 남일 같은 걱정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 낯설음에,
차라리 채널이 돌아가는 찰나에 위로를 받는다.
불도 끄기 싫었지만 내일 뜰 태양을 위해
아니, 내일 뜰 내 눈을 위해 일단 껐다.
여전히 방 안은 밝았지만
긴 일과를 마칠 준비는 끝났다고 할 수 있다.
눈을 감고 할머니의 찌푸린 얼굴을 떠올린다.
그 때 그녀의 눈이 향한 곳은 내 발이
아니라 어깨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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