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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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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는 결국 물을 밀어냈다.

 

바다는 늘 고요했지만

하늘은 늘 창연했지만

이질의 경계는 늘 소란스럽다.

 

흔들리고 밀리고 돌고 돌고,

멀미 속에서 그대는 태어났다.

그대는 늘 떠밀리고 흔들려서

멈춰본 적이 없다.

 

그대의 울음도 늘 경계의 언저리에서

몇몇 힘 없는 존재들에게 들려왔을 뿐

하늘도 바다도 대수롭지 않았다.

그대는 그렇게 경계에서 나고, 조용히 죽었다.

 

허나

물은 결국 공기를 안았고

바다는 생명을 잉태했으며

하늘은 세상에 비를 내리고

갯바위 틈으로 새싹이 발아하는

기적과 함께 그대는 나고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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