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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나의 시

급객사

심장마비에 의한 급사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객사하셨습니다.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잠깐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 거란다.

 

다들 그의 사라짐을 다르게 설명했지만,

의사도, 경찰도, 목사도, 할머니도

내 눈을 마주치진 않았다.

 

난 그저 내일을 생각했다.

아주 먼 훗날까지도 내일 같았다.

조금 더 어른이 될 때까지 미뤄둘 수 있을까

 

얼마 남지 않은 그들의 흔적 속에

이물질이 끼어들지 않기를

혼자 먹을 밥상에 앉아 기도한다.

 

밑반찬은 최대한 아껴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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