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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문화/책과 영화

[리뷰]설국열차

예전 블로그에 쓴 글을 옮긴다. '설국열차'는 나중에 분명 다시 한 번 볼 것 같다.

 

하도 말이 많아서 봤다. 궁금해서, 꽤나 개봉한 지 오래 지난 시점인데도 사람들이 많더군..
기본적인 설정 상황은

지구온난화->CW-7 살포(냉각제)->빙하기 도래->완전 생태계를 구현한 기차 속 세상 구현

으로 이어진다.


중요한 쟁점은,


1. 지구온난화 문제 자체
2. 지구온난화에 인간의 개입은 의도한 결론으로 가는가?-과학기술의 한계점?
3. 인간 사회 구조적 문제 - 자연스럽게 형성된 계급과 그로 인한 불평등, 반란의 동기는 계급 자체가 아닐까?
4. 닫힌 폐쇄계의 조화를 위한 필요악은 정당한가? - 사실 기차 주인이 만든 세상인데..그 결정권은 누구에게?
5. 인간 본성의 다면적 문제

 - 닫힌 기차안의 세상에서도 할 짓은 다함. 그러한 낭비를 꼬리칸에게 줄 수 없나?
- 터널 싸움 직전의 경비병들의 마스크의 의미는?
- 엔진을 돌리기 위한 어린 아이들의 희생은?
-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 잡아먹던 인간의 모습, 팔을 내어준 길리엄의 선택.
6. 사상 교육의 문제 - 절대적인 지배력은 사상 교육으로 유지될 수 있음. 윌포드를 찬양하던 노래..
7. 혁명에 대한 자유의지와 그 실현의 어려움 - 결국 기차밖으로 향하려던 송강호의 의지는 단 두명에게 전달됨.
8. 결국은 진행되어야 할 인류 이전의 문제, 지구의 수명, 닫힌 생태계 구현의 어려움 등

대략 이 정도가 설국열차를 보면서 이야기해 볼 수 있는 부분인 듯...
가만히 생각해보고, 살면서 경험해왔던 부분을 곱씹어보고, 자신을 돌아보고 하면..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기대감보다 훨씬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심정적 직관적 결과를 우리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그런 회의주의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포기해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종교계에 별로 상관은 없지만, 어디서 들었던 말인지, 책에서 본 것인지 나의 생각인지 혼동되지만
"신은 믿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말이 생각난다.
인간은 매우 인간을 믿을 필요가 있는 유일한 생물이라는 점에서 도덕률은 매우 필수불가결한 상황인데
인간의 가장 큰 힘이 의심에서 나오는 말도 안되는 오류때문에 의심이 배제된 믿음이 필요했으리라 생각한다.
설국열차에서는 다양한 믿음이 충돌한다.
"기차는 완벽하다는 믿음, 그래서 엔진을 지켜야 한다는 믿음", "앞 칸으로 가면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
"기차 밖 세상은 완전한 위험이라는 믿음", "인간이 구현한 기차 안의 인류는 선택받았다는 믿음"
"기차안의 조화와 균형이 무너지면 전복될 것이라는 믿음", "기차밖 세상에도 희망이 있다는 믿음" 등등
그래서 선택하고 행동함에 있어 별 망설임이 없다. 적어도 처음엔..
놀랍게도 쪽지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에 대한 의심도 없었다. 믿을 필요가 있었기에..
윌포드가 길리엄을 친구라고 믿었다는 것조차 대단한 자기 중심적 해석이다.
어쨌든.. 자신의 행동의 옳음을 증명하고자 믿어버리고 믿는것만 찾아서 본다. 그리고 강요한다.
인간이 가장 쉽게 행하는 오류이자 계속 반복되어오는 오류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 곳곳의 예들을 열거하는 것은 매우 진부하고 지겨운 일일 뿐이다.
과학교사로서 설국열차를 이용한다면, 내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제 먹은 반찬의 맛을 기억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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